앞의 블로그에서 언급했던 주행거리의 증가가 왜 큰 의미가 없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했다.
"[전기차 거꾸로보기] 9. 배터리 용량/주행거리의 집착"
그렇다면 왜 주행거리의 집착을 해소할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전기차의 최대 문제점인 충전 이슈는 당면한 숙제이다. 아마도 전고체 배터리가 나오는 순간까지 지속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그것을 회피하는 것으로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에 OEM(자동차제조사)들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과연 무엇일까.
1. 전기차의 불편함의 근본 원인
기본적으로 전기차의 태생적 한계인 충전문제는 사람들에게 선택에 있어서의 가장 큰 고려사항이다. 단순히 주행거리를 늘린다는 것도 거꾸로 말하면 충전시간이 증가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된다. 아무리 완충을 하더라도 결국 충전을 하게 되고 그 시점이 긴급하거나 이동중에 발생할 경우 특히나 장거리 주행이 필요한 상황에서 충전을 해야 하는 경우는 주행거리가 길어도 모든 전기차에게 동일하게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더 문제는 충전의 접근성이다. 주유소처럼 찾아서 주유하고 나오면 되지만, 충전소를 찾는 것도 그리고 그곳에서 충전하는 것도 불편한 것은 피할 수 없다. 충전이 필요한 시점에 충전소를 찾으면 다행이지만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경우에는 이런 것들도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막상 충전소를 찾아도 그곳이 완속인 경우와 급속인 경우, 급속도 50kW, 100kW에 따라서 충전시간이 달라지게 된다. 또한 완속대비 급속의 경우는 전기요금도 차이를 나타나게 된다. 이런 기본적인 문제에 더해서 겨울에는 베터리의 효율의 하락으로 기대하던 주행거리가 아닌 더 낮은 수준의 주행거리로 이런저런 충전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매번 완충을 하면 되지 않을까?
2. 완충과 Battery의 비효율
사실 전기차의 경우 완충보다는 적당한 충전구간을 사용하는 것이 Battery 수명에 좋다. 역설적이게도 완충시에 오히려 화재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차량별로 다르지만 전기차 OEM의 경우 DOD 설정을 5%~10% 내외로 설정을 한다. DOD(Depth of discharge)는 방전깊이라고 한다. 잔존용량(State of charge, SOC)의 반대말로 DOD가 증가하면 잔존용량은 감소한다. 흔히 SOC라고 말하는 것은 흔히 충전용량을 의미하며 차량에서 보이는 충전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이때 보여지는 SOC는 DOD가 적용된 것으로 실제 SOC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Battery 수명예측 등의 Data 분석을 하게 되면 실제 Battery 용량과 DOD로 조정 된 차량에서 보여지는 SOC가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실제 전기차에 탑제된 Battery 용량보다 DOD 적용된 만큼의 용량을 제외한 것이 전기차 운전자에게 제공되게 된다. 그래서 실제 탑제된 Battery 용량이 55kWh이라면 DOD 적용되어 50kWh로 충전으로 제한된다.
왜 DOD가 생겼을까!!! 전기차와 Battery를 분석하다보면 가장 의아한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DOD의 제한은 사실 Battery 태생적 문제점에 기인한다. Battery를 100% 충전할 경우 화재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모 Battery 화제에서도 OEM이 먼저 취한 조치가 바로 DOD의 상향조정이였다.
그래서 Battery의 완충보다는 적절한 구간 내에서 충/방전이 일어나는 것이 전기차의 안전과 수명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충전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완충을 선호하게 된다. 완충을 해야 그래도 안심을 가지고 전기차를 탈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상당수의 전기차는 완충을 할 필요도 당일 사용하는 거리보다 항상 많은량의 전기를 충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완충의 굴래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3. 최적충전의 시작!!
최적충전은 기본적으로 차량의 안정성과 수명 그리고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시작된다. 여기서 말하는 최적충전이란 사용자에 맞는 충전패턴과 충전방식을 Life-cycle 기반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최적충전은 기본적으로 SOC의 20%~80%를 기준으로 삼는다. SOC가 90%가 높아질 경우 일부 위험도가 높아지는 특성도 있고, 간혹 회생재동등으로 높은 충전상태에서의 과충전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으로 80% 내외로 운영을 하는 방법이다.
최적충전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전기차 운행 패턴을 기반한다. 사용자가 어떻게 전기차를 사용하는지 하루 또는 주행하게 될 경우 소모되는 전기량을 분석하고 그 분석에 따라서 최적의 충전용량을 산정한다. 이렇게 산정된 최적용량은 전기차의 충전 Base로 설정하고 그 안에서 충전량을 산정하게 된다.
또한 최적충전은 기본적으로 완속충전을 기반으로 하고 급속충전은 최소화 하는 방법이다. 이유는 Battery의 수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질적인 전기요금과도 연관이 된다. 급속충전의 kW에 따라서 충전요금의 차이가 발생한다. 심하게는 완속충전대비 2배정도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급속충전은 최소화하고 완속충전을 최대한 증대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서 A회사원은 주로 출퇴근으로 전기차를 사용한다. 대량 왕복 80km정도의 거리를 출퇴근한다. 이럴 경우 전기차의 전비를 1kWh당 5Km로 잡을 경우 대략 16kWh의 SOC가 필요하다. 이것을 정리해 보면
- 차량 SOC 용량 : 50kWh
- 1일 사용 SOC : 16kWh(전비 5km/1kWh 기준)
- 차량 SOC 안전용량 : 일 사용량의 150%인 25kWh로 SOC의 약 50%.
- 충전범위 : 40%~80% 내외로 설정
이렇게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실제 운행 데이터와 적용한다. 그 다음부터 최적충전을 시작하게 된다.
4. 최적충전의 적용
개인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스케줄이 가능하다. 원래 시스템 기반의 최적충전은 사용자 패턴에 맞는 최적의 충전관리 스케줄을 제시해 준다. 기본적으로 집에서 완충으로 80%를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사용하다보면 그게 생각보다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운행 중에 충전이 필요하거나 SOC가 20%로 낮아진 경우 필요한 충전량을 산정해서 급속으로 최소충전을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현재 SOC가 20%인 경우 20Km를 가야한다면 약 필요한 용량은 약 10%정도 된다. SOC로 충분히 갈 수 있지만,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 급속으로 약 4kWh정도만 충전한다. 그리고 도착지에서 완충으로 80%를 충전하는 개념이다.
사실 최적충전의 경우 일반적 전기차보다는 주기적 운영하는 영업용전기차의 경우 그 효과는 더 크다. 전기차의 안정성과 수명을 높이면서도 충전요금의 절감도 같이 얻을 수 있어서 영업용의 경우 연료비의 절감을 가져오게 된다.
지금이야 전기요금이 낮지만 앞으로 전기요금은 현행화 될 것이다. 또한 현재는 심야전력이 저렴하지만, 향후 재생에너지의 환경이 될 경우는 이런 전기요금의 시간대도 달라지게 된다. 이 부분은 다음에 추가적으로 설명하기로 하겠다.
최적충전을 강조하는 이유는 전기차의 확대에 따라서 전기의 효율적 운영과 전력망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차에 대한 기본적인 Data 수집의 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의 의미로 볼 수 있지만 단순하게 전기차의 SOC값의 변동만을 관리하는 것으로 한다면 개인의 전기차 관리의 효율성을 증대하면서도 국가적 전력망의 관리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이후 조금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다.
전기차를 그저 보급에만 열 올리기 보다는 이런 향후 전력망과 전력거래 그리고 재생에너지의 활용 등의 구조를 고려한 전기차 인프라 구축이 더욱 필요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최적충전은 효율적 전기차 사용과 국가적 전력의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