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TV에 대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기사라고 생각되는군요.
근본적인 원리부터 전송에 대한 문제점들을 잘 다루었습니다.
따로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정독하시면 좋은 자료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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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터넷TV, 과연 방송의 미래인가?
2. KT, 아이폰 도입이 끝이 아니다
3. 인터넷 TV는 인터넷과 어울리는가?
출처 : 인터넷TV, 과연 방송의 미래인가? - 오마이뉴스
원본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40514&PAGE_CD=N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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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쿡하자!'
요즘 아이피티비(IPTV)라고 불리는 인터넷TV의 공세가 장난이 아닙니다. 주위에선 벌써 신청해서 잘 쓰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자랑이 대단하지요.
'시더언신 브로드밴드.'
놓친 드라마도 다 볼 수 있다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난 방송만 볼 수 있었는데 이젠 MBC 같은 공중파도 바로 나온답니다. 화질은 마이엘지TV가 최고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케이블 방송과 달리 채널 제한도 없어 앞으로 수백 개까지 방송이 늘어날 거라고 합니다. 일단 공짜로 써보고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지금 인터넷하고 인터넷전화를 함께 묶어 신청하면 할인까지 해 준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까 이달 말까지 30만원 현금 지급에 6개월 공짜 행사하는 곳도 있네요. 대박입니다. 아직 스포츠 채널이 부족하지만 곧 해결될 거라고 합니다. 치사하게 스포츠 채널 움켜쥐고 있는 케이블이 미워서라도 이 참에 차세대 방송으로 옮겨가고 싶습니다. 확 그냥 신청해버릴까요?
인터넷TV는 인터넷을 이용해서 방송을 보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으로 방송 시청, 컴퓨터로 인터넷 사용, 인터넷 전화까지 한 선으로 모두 해결 가능합니다. 인터넷TV는 양방향이라 미처 못 본 드라마도 내가 원할 때 나 혼자서만 다시 볼 수도 있습니다.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디지털 케이블TV와는 달리 폭발적인 가입자 수 증가로 이미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습니다.
방송의 미래는 인터넷TV임이 명확한 듯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말들이 무슨 뜻인지 잘 알아듣기 힘듭니다. 기술 발전이 너무나 빨라 따라가기도 힘들죠.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도 전체를 제대로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TV, 디지털 케이블, HDTV, H.264, ATHC-M/H…… 이런 복잡한 혼란을 뚫고 지나갈 기준이 필요합니다. 인터넷TV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방송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방송이란 무엇인가?
이 글에서는 방송의 전달 방법에 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아래 모든 그림은 개념도이며 자세한 부분은 모두 생략했음을 밝힙니다. 이것들은 또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디자이너에게 손으로 그려달라고 부탁한 결과물입니다.
방송 전달의 주요 특징은 전 채널의 동시 전송이라는 것입니다. 서울의 교통방송이 95.1MHz, MBC FM이 95.9MHz에 지정되어 있듯이 케이블 방송도 6MHz 단위의 주파수 대역을 한 채널로 해서 백여 개의 채널을 서로 겹치지 않게 각각 주파수를 지정해 놓습니다. 셋탑은 그 중에서 한 채널만 골라서 TV로 보내줍니다. 나머지 방송은 그대로 버려지는 것입니다. 공중파, 위성, 유선 케이블 방송은 이렇게 모든 데이터를 모든 셋탑에 동시에 전송하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인터넷TV란 무엇인가?
과거 인터넷TV는 컴퓨터로 보는 인터넷 방송이었습니다. 웹으로 접속해서 선택한 동영상을 내려보는 것입니다. 실시간으로 하는 방송도 있었는데 시청하는 동시 사용자 수가 많아지면 느려지거나 끊기곤 했습니다. 유료 성인방송 위주였는데 방송 중에 사용자가 올린 글에 출연자가 즉각 반응을 할 수 있어서 호응이 좋았습니다. 인기가 많아지자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에 따라 방송 수위가 도를 넘게 되자 대부분 단속 당해 사라졌습니다. 그 후 여러 형태로 변형되기는 했지만 인터넷TV는 시청자와 양방향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아직도 인기 있는 인터넷 서비스 모델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 IPTV라는 서비스가 생겼는데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법"으로 규정된, 기존 방송과 같은 부류에 속하는 방송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이야기지만 인터넷 방송이 법적으로 하나의 방송 형태로 인정 받았다는 사실만 이해하면 됩니다. 이 글에서는 인터넷에 연결된 셋탑과 TV를 사용해서 서버에 저장된 동영상을 내려 보는 것(주문형 비디오, VOD, Video On Demand)과 채널 단위의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는 것을 인터넷TV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용어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IPTV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인터넷TV의 주요한 특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인터넷을 이용한 TV라는 것입니다. 인터넷을 이용했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뜻일까요?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인터넷 네트워크의 특성이란 무엇일까요?
컴퓨터는 한 번에 여러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파일을 받으면서 웹서핑을 하고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왕복 2차선인 도로를 통해 어떻게 동시 작업이 가능할까요? 그 비밀은 속도에 있습니다.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진 패킷은 아주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프로그램들이 원하는 초당 데이터량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무서운 속도로 돌아가는 스키장의 1인용 리프트와 비슷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번에 1명씩만 탈 수 있지만 엄청난 속도 때문에 대기자가 없어 모든 사람들이 신속하게 꼭대기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일 다운로드를 최대 속도로 하면서도 메신저 대화가 바로 전달되며 노래는 끊기지 않고 링크를 클릭한 순간에 웹 페이지가 뜨는 것입니다.
인터넷TV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인터넷TV도 한 개의 응용 프로그램일 뿐입니다. 인터넷TV는 방송을 보지 않을 때는 방송 데이터가 전혀 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케이블TV는 방송을 보지 않는 동안에도 셋탑까지 모든 채널의 방송 데이터가 항상 보내집니다. 인터넷TV는 TV와 셋탑을 켜고 어떤 방송을 보겠다고 선택해야만 비로소 그 요청이 방송국에 전달되며 그때서야 선택한 한 개 채널의 방송 데이터가 전송 됩니다.
요약하자면 케이블과 달리 항상 방송이 흘러 오는 것이 아니고, 요청할 때만 방송을 내려주며 한 번에 한 채널만 보냅니다. 이 데이터는 인터넷을 통해 패킷 형태로 다른 프로그램 데이터와 섞여서 옵니다. 이게 어떤 차이인지 파악이 되시나요? 나머지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차이가 의미하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중파, 위성방송, 케이블방송은 모두 방송법에 의해서 주파수의 사용, 채널 송신 방법 등에 제약을 받습니다. 지정된 대역폭은 지정된 용도로만 써야 합니다. 때문에 특정 채널을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등의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터넷TV는 다릅니다. 지정된 주파수도 없고 모든 채널을 동시에 보낼 의무도 없습니다. 한 번에 한 개의 채널만 보내면 되고 그 채널에 고유한 주파수가 지정되지도 않았습니다. 즉 인터넷TV는 무제한의 방송 채널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점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케이블 방송의 셋탑은 동시에 전송된 채널을 고르는 튜너인 반면 인터넷TV는 셋탑이라는 컴퓨터에 들어 있는 소프트웨어로서 인터넷TV 방송국에 인터넷으로 접속해서 방송 데이타를 내려 받아 TV로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는 웹 프로그램일 뿐입니다.
이런 방송 전송 방식의 차이 때문에 또 다른 중요한 차이가 생깁니다. 케이블TV를 위한 유선은 기가(1000Mbps)급인 반면에 인터넷TV는 백 메가(100Mbps)급이라는 것입니다(주파수와 대역폭이란 다른 개념에 대한 혼란은 차후에 설명 예정). 케이블TV는 할당 받은 모든 방송을 전송하기 위해서 큰 대역폭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가정까지 1000Mbps 급의 속도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TV는 한 번에 한 개의 채널만 보내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속도가 빠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100Mbps 급의 초고속 인터넷도 20Mbps 정도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와야 하는 인터넷TV는 부담스럽습니다. 더구나 컴퓨터로 인터넷을 쓰고 동시에 인터넷 전화까지 사용한다면 자칫 TV 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했지만 그 중에서 방송 품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우선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방송 품질에 관한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바로 동영상 압축에 관한 것입니다.
동영상 압축이란 무엇인가?
(아래 설명에서 1080i, 1080p, 720p, 필름 24장과 TV 30 화면, 인터레이스 등에 관한 복잡한 내용은 완전히 무시합니다.)
필름은 분자 수준의 입자로 이미지가 구성되어 있지만 이것을 그대로 디지털화 시키면 무한대의 데이터 량이 되기 때문에 필름 입자보다 훨씬 큰 단위인 픽셀이라는 개념을 씁니다. HDTV의 화면 크기로 계산하면 필름에 세로로 1920개의 줄을 긋고 가로로 1080개의 줄을 그어 만들어지는 작은 사각형들을 한 개의 픽셀로 처리합니다. 이 정도만 해도 인간의 시력으로는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고 하지만 화질이 열화(나빠짐)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또한 자연의 색은 무한하지만 디지털에서는 제한된 색 수만 사용하기 때문에 픽셀들의 색 구별도 원본에 비해 나빠집니다.
그래서 그들은 한 신의 기본 화면을 저장한 후 나머지 프레임들은 변한 부분만 저장하고 보여 줄 때는 기본 화면과 차례로 겹쳐서 원래 프레임을 완성하도록 했습니다. 동영상 압축에 관한 여러 복잡한 이론들은 결국 이 개념을 좀 더 체계화한 것일 뿐입니다. 이 방법을 써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정적인 화면에서는 프레임끼리 내용에 거의 차이가 없어 압축률이 높지만 움직임이 격렬한 경우에는 데이터 양이 별로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평균적인 데이터 양 축소에 더해 순간 최대 데이터 처리량 축소도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디지털 방식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이 지점부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철학 차이가 발생합니다.
세상에는 원본이 있습니다. 절대적인 비교의 대상이기 때문에 참고할 것이란 뜻으로 레퍼런스라고 불립니다. 다양한 분야에 절대적인 권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영상과 음향에도 그런 것이 있습니다. 일반인은 대충 비슷하고, 다 똑같으며, 그게 그거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그만 차이에 민감합니다. 대량 생산의 시대, 처음에 이미 완전한 것들이 있었으나 더 많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평균적 품질의 제품들을 좀 더 유통시키기 위한 방법이 개발됩니다. 비용은 줄어들지만 고의로 품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는 발전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디지털이란 그게 그거라는, 대충 비슷함이란 철학의 구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 이리 까다로워? 똑같애 다 똑같애, 그냥 봐," 영상 부분에 있어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이런 경향에 저항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열악한 디지털 영상 장치인 LCD를 거부한 채 아날로그 HD 방송에 몰입하고 브라운관의 완성을 위해 몸부림치던 소니는 TV 시장의 주도권을 뺏겼습니다. 그래도 정신을 못 차리고 일부러 음질을 떨어뜨리는 MP3를 외면하고 CD 음질의 향상에 매달리다가 결국 디지털 시대에 몰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디지털을 거부하면 죽음뿐인 것입니다. 초기에는 기술이 덜 발달해서 품질이 낮을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도 발전할수록 품질이 향상되지 않을까요? 그러나 디지털 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편법적으로 악용되어 비용 절감을 위한 방향으로만 치중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와는 달리 영상의 디지털화란 절대 화질의 추구가 아니었습니다. 싼 값의 저 성능 하드웨어에서도 동영상을 보기 위한 방법론일 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별로 고민 없이 금단의 선을 넘게 됩니다. 그것을 그들은 손실 압축이라고 불렀습니다.
손실 압축, 이 놀라운 기술은 그 동안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궁극의 디지털 마법이었습니다. 덕분에 전송 속도, 디스플레이 기기 등에 대한 제한이 없어졌습니다. 장비의 성능도 전혀 상관이 없었고 저장 장치의 크기도 마음껏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손실 압축에 맛을 들인 영상 처리 업체들은 이제 화질에는 신경 쓰지 않고 원하는 만큼 손실량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어렵지도 않습니다. 비트레이트라고 불리는 초당 데이터 전송량을 조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과하게 줄인 손실 압축 영상도 눈으로 볼 때 변화가 많은 화면을 제외하면 원본과 대충 비슷하게 보이므로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파일 크기를 줄여주기 때문에 환영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엠펙(MPEG)이라 불리는 동영상 손실 압축뿐만 아니라 사진 이미지의 품질도 고의적으로 떨어뜨리는 제이피지(JPG) 포맷도 이렇게 해서 대유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본 동영상의 전송률을 1190Mbps(bit per second: 초당 비트수)라고 했을 때 프레임 단위의 변화량을 이용한 무손실 압축한 영상이 원본의 1/10 정도인 119Mbps의 전송률을 가진다고 가정합니다(실제로는 이렇게 단독으로 쓰이지 않음.) 손실 압축 방식 중에서 현재 가장 품질 좋은 블루레이는 40Mbps인데 원본에 비해 1/3(119/40)로 손실 압축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정도 화질이라면 거의 원본과 차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또한 블루레이는 제작 과정에서 빠른 화면의 화질이 나빠지지 않도록 후 처리를 하기 때문에 최상의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품질 좋은 HDTV 방송이 25MBps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19Mbps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값이 작아질수록 화질이 나빠지지만 19Mbps정도까지는 그래도 원본과 비슷해 보일 정도로 좋은 영상입니다.
손실 압축을 악용하는 자들
우리나라 방송 채널 한 개는 6MHz 크기의 주파수 대역을 가집니다. 이것을 현재의 변조 기술을 이용했을 때의 데이터 전송률로 바꾸면 27Mbps가 됩니다. 어려운 개념은 넘어가고 공중파, 위성, 케이블TV 한 채널은 27Mbps 대역폭을 가진다 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공중파 방송사들은 이 대역폭을 모두 다 써야 하는 아날로그 방송은 어쩌지 못했지만 디지털 채널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바로 손실 압축을 좀 더 많이 해서 전송률을 떨어뜨리면 한 채널에 여러 개의 방송을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소위 MMS라고 불리는 멀티채널방송 정책입니다.
19Mbps로 송출하는 HD 방송을 13Mbps까지 떨어뜨린 후 남는 6Mbps에 SD급 방송을 몇 개 추가할 수 있게 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시험적으로 HD 방송을 13Mbps까지 떨어뜨려 방송했다가 엄청난 비난을 듣고 중단해야 했습니다. 화질이 너무 떨어져 도저히 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공중파 방송국들은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미 17Mbps 이하로 떨어뜨렸을 뿐만 아니라 오늘도 조금씩 화질을 떨어뜨리며 국민들이 나쁜 화질에 서서히 길들여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 CPU도 고성능이 되어 이전에 쓸 수 없었던 복잡한 계산법의 압축 방법도 채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최근에 각광 받고 있는 새로운 압축법(H.264)인데 전송량은 줄이고 화질은 좀 더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식적으로 하자면 방송사들이 전송률을 그대로 유지하고 새 압축법으로 화질을 높여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좋지 못한 현재의 화질을 기준으로 삼고 새 압축법으로 전송률을 낮추는 데만 관심들이 있습니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화질은 나아지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행히 케이블 방송은 방송법의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전송을 위한 형식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어 아직은 공중파 HD 방송을 그대로 재전송하고 있습니다. 규제 때문에 그나마 손대지 않은 화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케이블TV도 전송률을 낮추어 더 많은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습니다.
공중파와 케이블은 대역폭 제한을 극복하고 채널 수를 늘리기 위해 화질을 낮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TV는 어떨까요? 채널의 대역폭 제한이 없고 채널 수 제한도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은 화질로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위성TV가 고화질에 초점을 맞추듯이 인터넷TV도 품질로 승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터넷TV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초고속 인터넷을 TV 전용으로 쓸 수 없다는 점입니다.
100Mbps의 초고속 인터넷에서 17Mbps의 데이터 전송은 어떻게 보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말이 100Mbps지 실제 평균적으로 70Mbps가 꾸준히 나오기 힘듭니다. 게다가 인터넷TV는 실시간으로 전송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컴퓨터가 큰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면 인터넷TV가 끊길 수 있습니다. 컴퓨터 쓸 때 인터넷 느린 것도 못 참을 일이지만 거실의 TV가 끊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때문에 인터넷TV의 실시간성은 반드시 확보되어야 합니다. 편도 1차선 길인 인터넷에서 어떻게 인터넷TV에만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전송되도록 할 수 있을까요? 다행이 이런 경우를 위한 해결책이 있습니다. 그것을 인터넷의 서비스 품질 정책(QoS)이라고 부릅니다.
인터넷TV는 새로운 압축 방식이 전면적으로 도입되기 전까지는 공중파를 단순 재전송해야 합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재인코딩 할 때 전송률을 최대한으로 높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정까지 들어오는 인터넷의 속도를 현행 100Mbps에서 더 끌어 올려야 합니다. 최소한 200Mbps 급으로 만들고 대역폭의 반을 인터넷TV에 할당해 인터넷 속도가 낮아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100Mbps 인터넷 속도의 일부를 TV용으로 강제 할당해 놓았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집에 인터넷TV를 설치했다면 50Mbps 이하의 속도로 인터넷을 쓰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인터넷TV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인터넷TV는 가장 품질 나쁜 방송이며 가정의 인터넷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숨은 기계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겠지요. 사실 아파트 단지까지 기가급(1000Mb) 광랜이 깔려 있고 인터넷TV를 위해서 기존 인터넷망과 다른 전용 프리미엄 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가정까지 기가급으로 해줄 수 있습니다. 압축 방식 교체도 잘하면 쉽게 될지도 모릅니다. 안되더라도 전송률을 높이면 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소비자들이 목소리를 높인다면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인터넷TV는 그 특성상 인터넷과 어울리지 않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