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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새내기를 위한 재테크 가이드 / 5년안에 1억원 만들기



직장 새내기들은 지금 한창 일에 재미를 붙이고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신나고 세상이 내 것 같을 수도 있을 게다. 그 기분에 우쭐해서 친구들 만나 한 턱 내고, 후배들에게 한 잔 쏘다가 결혼할 때가 되면 그 동안 뭐했나 하는 생각을 들 수도 있다. 인생의 황금기인 직장 초년은 재산을 형성하는 데도 황금기다. 지금 남보다 먼저 모은 1억원이 퇴직할 때 10억, 20억원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그게 재태크의 마법이다. 5년 안에 1억원을 모으는 비법을 소개한다.

요즘 신입사원들이 월급을 활용하는 것을 볼 때마다 분위기가 참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필자가 첫 직장을 가졌을 때였던 1990년대 중반만 해도 모두들 돈 쓰기에 여념이 없었다. 속칭 ‘n분의 1’이라는 미명 아래 동기들끼리 흥청망청 대기 일쑤였고, 변명 같지만 주위의 그 어떤 선배도 “월급은 이렇게 저렇게 재테크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3~5년을 보내고 자신의 통장을 바라보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는 게 신입사원의 전형적 행태였다.

그래서 요즘 신입사원들이 재테크에 노력하는 것을 보면 기특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걱정도 지울 수 없다. 인터넷, 재테크 서적, 재테크 프로그램 등등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재테크 지식은 풍부해졌지만 정작 중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30대 신입사원들의 재테크에 있어 마인드는 가장 중요한 성공요소다. 그 어떤 재테크 이론이나 테크닉도 결코 이 마음가짐의 중요성에 미치지 못한다.

역설적으로 신입사원이기에 더욱 그렇다. 수 십억, 수 백 억 원을 굴리는 재테크가 아니라 월 50만~100만원 정도의 가용자금을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입사원들은 재테크를 바라보는 시선이 태생적으로 ‘허술’할 수 밖에 없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에 성공한 터라 한번 돈 쓰는 맛을 보면 3~4년간은 빠져 나오지 못한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현실은 월급날에 카드 값 메우느라 정신이 없다.

자, 그렇다면 신입사원들은 어떻게 자신의 재테크 마인드를 확립해야 할까. 크게 5가지의 마음가짐 훈련방법을 소개해 본다. 일명 ‘재테크 마인드 5계명’이다. 신입사원들이 최소한 이 5가지만큼은 확실하게 다진 후 본격적인 재테크에 뛰어들 필요가 있다.

첫째는 ‘처절하게 느끼기’ 다. 재테크는 단 몇 년 만에 끝나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마라톤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런 마라톤을 하려면 반드시 나만의 ‘대의명분’이 있어야 하고, 이를 뼛속 깊숙이 심어 놓아야 한다.

그래야 힘들 때마다, 때려 치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면서 다시 달려갈 수 있다.

왜 재테크를 하려고 하는가? 왜 많지도 않은 월급을 쪼개 재테크에 미치려 하는가? 만약 이런 질문에 “주위에서 다들 재테크 하니까…” 따위의 답변을 한다면 채 3개월간의 재테크도 이어가지 못한다. 왜 돈이 좋은지, 왜 월급을 아낄 것인지에 대한 나만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돈 때문에 나를 버리고 부잣집 아들에게 떠난 여자친구를 놓고 처절하게 느껴도 된다. 유치하다고? 그렇지 않다. 이건 유치함의 문제가 아니다. 본인의 재테크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처절한 명분을 세울 수 있는가의 문제다. 지금 눈을 감고 어서 빨리 무엇 때문에 재테크에 몰두하려는지 그 이유를 찾아보라.

두 번째는 ‘확률에 대한 믿음’ 이다. 누가 뭐래도 재테크는 확률의 싸움이라는 것을 가슴팍에 뚜렷하게 새겨놓는 것이다.

가령 신입사원의 재테크는 지금 1만원을 아끼고, 하루라도 빨리 100만원을 모아야 목돈을 모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만약 이런 믿음이 없다면 재테크는 결국 투기행위거나 요행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게 될 뿐이다.

아니, 이런 ‘확률’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굳이 재테크를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다. 매 순간 확률의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이것이 무너지면 재테크는 끝장이다.



세 번째 마음가짐은 ‘숫자(수치)를 통해 파악하기’ 이다. 재테크는 돈을 기본으로 하고, 돈은 결국 숫자로 파악되는 대상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두리뭉실한 측정이나 비교, 엉성한 개념정리 등을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10년에 10억 모을래” 같은 목표는 재테크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 월 가용금액은 얼마, 연간 목표수익률은 얼마, 3년/5년/7년/10년 등으로 다시 목표금액을 쪼개고, 저축/주식/펀드/보험 등 재테크 상품마다 다시 수익률을 나눠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렇게 숫자로 상황을 파악하는 연습을 하면 택시비 5000원도 아까워 절약하고 0.1%의 수익률(또는 이자율)에도 벌벌 떨 수 있다.

“주식으로 500만원 벌었어” 라고 떠벌리는 동료를 무턱대고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총투자금은? 투자수익률은? 투자기간은? 당시 시장수익률은?” 등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면서 재테크 성공요소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네 번째는 ‘기회비용의 잣대를 들이대라’는 것이다.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라는 개념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재테크는 그야말로 이 기회비용의 예술이다.

수중에 있는 500만원을 A 또는 B라는 재테크 방법 중 하나에 활용하려 할 때 반드시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 200만원을 챙길지, 3년 후 300만원을 받는 게 남는 장사인지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계산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기간수익률과 연 환산수익률에 대한 차이도 모르는 친구들이 상당히 많다. ‘복리’나 ‘현가’는 고사하고 1만원과 1만 2000원의 차이에 별로 신경 쓰지도 않는다.

마지막 다섯 번 째 필수 재테크 마인드는 ‘정상의 경험 맛보기’ 이다.

재테크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하려면 중간중간 새로운 힘을 충전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정상의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정상의 경험은 굳이 재테크만으로도 한정되지 않는다.

어떤 목표를 정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그 목표를 달성할 때 얻는 자신감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재테크에 있어 3000만원을 모았을 때, 통장에 찍힌 3000만원이라는 숫자를 보았을 때 이 경험을 했었다.

어서 빨리 100만원을, 500만원을, 그리고 1000만원을 모아보라. 그리고 정상의 경험을 맛보라. 아마도 태어나면서부터 40억 주식부자가 된 재벌가 손자가 자신의 통장을 바라보는 느낌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정상의 경험’은 사회의 새내기로서 재테크 마라톤을 완주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기획 = 정진건 기자 / 글 = 정철진 경제 컬럼니스트, 책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저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69호(11.03.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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