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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디어 제주도 도보일주의 날이 밝았다.

 

6시 5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5시반에 준비하고 6시 10분에 공항에 도착하여 티켓팅하고 짐을 보냈다.

<제주도로 데려갈 비행기>

 

피곤했는지 비행기에 타자마자 정신을 차리니 제주공항이다.

이제 본격적 시작... 허기진 배부터 달래기 위해서 공항 식당으로 갔다.

작년에 제주 왔을때 괜시리 밖으로 나갔다가 식사할 곳을 못찾아 고생한 경험으로 공항에서 식사해결

<해물 된장찌게>

 

든든하게(?) 먹고 공항밖으로 나가는데 나가는 길을 모르겠다. ㅡㅡ;

매번 공항에서 렌트해서 나가다 보니 걸어서 나가는 길을 몰라 해맸다.

<멀리 보이는 한라산 - 이날이 가장 날씨가 좋았다>

 

<도착 기념 제주공항 - 묘하게 '국'자리에 신호등이 걸렸다>

 

1일차 도보 일주 경로는 이렇다.

제주국제공항 - 용연/용두암 - 이호테우해변-일주도로-애월해안로-곽지괴물해변-한림항 

 

첫 출발은 상큼하게 출발지인 용두암으로 향했다.

(사실 이 부분이 첫날 거리 측정의 오류인데 대략 2.5Km를 더 걷게 되고 초반 페이스를 읽게 만든 원인이 된듯 하다. )

 

용두암으로 출발지를 정했지만 가다보니 용연이라는 곳이 나온다. 짧은 구름다리가 있어서 그곳에서 잠시 쉬면서 출발의 마음을 가다듬고 본격적으로 도보 일주를 시작한다. 사실 도보 일주 첫날 무리를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였지만 일주가 끝난 다음에 보니 두번째로 가장 많이 걸었던 날이였다. ㅡ.ㅜ

 

용연부터 서해안로를 따라서 이호테우해변까지 가는 길은 좋았다. 첫 출발이라 발도 아프지도 않았고 나름 가벼운 맘걷기를 반복...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자만의 시작이였던듯 싶다.

 

1시간당 대략 4.5Km 정도 나와서 1시간에 한번씩 쉬는 것으로 하였다. 걷다 보니 우연히 낚시꾼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낚시터인가 했지만 알고보니 주변 횟집 장사하는 분들인듯 싶다. 뭐 현지 조달이랄까... 신선함은 확실한듯 보인다.

<낚시 중인 아저씨>

 

슬슬 발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예전 훈련으로 물집 잡힌 곳은 굳은 살이 생겨서 덜 아픈데 새끼 발가락쪽은 여전히 물집이 말이 아니다. 찌르는 듯한 통증.. 쉬면서 신발벗고 다시 신기를 반복하다보니 1차 목적지인 이호테우해변에 도착했다. 사람은 날이 추워서 없었지만 모래는 굉장히 곱다는 느낌이 든다. 해변을 걸을까 했으나 조금 걷다보니 모래에 빠지기를 반복하여 근육에 무리가 와서 주변 산택로로 이동했다. 

<이호테우해변>

 

해변부터 이제 일주도로로 접어들어서 다음 애월해안로 분기점까지 쭉 걷는다.

가다보니 자전거도로가 별도로 있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통에 씽씽 달리는 차 옆으로 걸으며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가급적 가장 도로 끝으로 걸으며 최대한 안전하게 가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걷다보니 점심이 가다왔다. 사실 제대로된 점심은 첫째날 빼고는 거의 먹지를 못한듯 싶다.

이때 들어간 식당에서 먹은 것이 전복해물탕이다. 

<첫째날 점심-전복해물탕>

 

사실 혼자 식당에서 시켜먹을 메뉴가 만만치 않다. 나름 갈치나 고등어조림을 먹고 싶었으나 1인으로 파는 곳이 별로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 이날 먹은 전복해물탕은 전복이 5개정도 들어가 있는데 크기도 전복크기가 숫가락보다 조금 작은 정도로 컷다.(나중에 다른 곳에서 먹어서 알았지만 이곳 전복이 제일 싱싱하고 컸다.)

 

전복해물탕을 먹고 걸으려고 하니 발에 통증이 엄청나게 몰려온다.

이때부터 끝나는 날까지 거의 사진을 찍지 못했다. 이유야 뭐 힘들어서.. ㅡ.ㅜ

양손에는 스틱을 잡고 걷는 것도 이유가 되지만 사진을 찍기위해서 잠시 멈추었다가 출발하면 발의 통증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그래서 거의 그 뒤로는 사진 찍기를 포기... 완주에만 몰두했다.

 

2번째 목적지인 애월해안 분기점에 도착해서 애월해안로로 접어들었다. 이때부터 뭐랄까.. 인내와 고통의 시간이랄까. 발의 통증이 심각해지기 시작했고 쉬면 쉴수록 발의 통증이 증가해서 속도는 점점 더뎌진다. 참고로 제주도는 해 떨어지면 주위가 완전 어둡다. 가로등이 별로 없다보니 자가용으로 운전하기에도 무서워지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첫번째 숙소까지는 어떻게 가야겠다는 생각에 계속 걷다보니 통증이 이루말할 수 없고 애월해안로를 따라서 걷는 것도 지속하기 어려워 경로를 수정해서 애월해안로 3분의 2 지점에서 일주도로로 방향을 꺽었다.

 

어떻게든 한림항까지는 가야겠고 날은 점점 저물어 오니 머리속은 내가 왜 이것을 시작했을까 하는 생각이 맴돈다. 그냥 돌아갈까, 포기하고 싶은 맘도 계속 들었다. 계속 걷다보니 해서 노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첫째날 노을>

 

노을이 보이니 멋지다는 생각보다는 큰일이다는 생각이 앞선다. 이러다 어둠속에 갇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반 우려반으로 아픈 다리를 이끌고 꾸역꾸역 한림항까지 갔다. 그런데 이건 뭔가 가려던 게스트하우스가 공사중이다. 암담해 온다. 이 게스트하우스도 이 근처에 딱 하나 있어서 생각한 곳인데 암울하다. 결국 근처 여관중에 그래도 좀 큰곳으로 골라서 여장을 풀었다.

 

신발을 벗고 보니 양쪽 새끼발가락은 물집으로 가득하고 이곳저곳이 쑤셔온다. 다시한번 내가 왜 이것을 시작했을까 싶은 맘과 내일이라도 그냥 올라갈까 하는 생각에 휩싸인다. 입맛도 없고 그래서 편의점에서 바나나와 우유를 사서 먹고 누워서 잠을 청한다.

 

첫째날 지도상 거리는 대략 32Km 내외로 보였지만 스마트폰 어플로 재본 거리는 35Km가 넘었다. 지도상으로 재는 거리에 대략 2~3Km를 추가하는 것이 실제 도보거리와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첫날도 실측으로 잰 거리가 36Km가 넘었다. 걷는게 직진만 있지는 않아서 실제 걷는 거리상으로 더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고 둘째날은 조금 더 일찍 출발해야 할듯 싶다.

 

----  첫날 도보 총평 ----

1. 첫날 도보는 가볍게, 시속 3.5~4Km 수준으로, 거리는 17시 이전 도착이 가능한 곳으로 할것.

2. 제주 서쪽에는 이렇다할 게스트하우스가 별로 없음. 가급적 곽지해변이나 협제해변쪽으로 도착지점을 설정

3. 제주도 도로는 어둡다는 점. 일몰 후에는 걷지 말고 혹여 모르니 야간 경광등 필수 지참.

4. 지도상 거리에 반드시 2~3Km를 추가할 것, 실제 걷는 것은 직선이 아님.

5. 가급적 걷다가 쉬는 것을 줄일것, 쉬면 쉴수록 발의 통증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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