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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힘든게 아니라 바로 사람이 힘든것이다. 

일을 하면서 경험이 쌓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과거의 정의롭던 모습이 사라지는 사람들을 계속 보게 된다. 가끔 왜 저렇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을 갖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쩌면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중국 역사서들을 읽다보면 문득 의문이 생긴다. 왕조가 바뀌어도 흥망성쇄의 방식은 동일하다는 점이다. 성군이 폭군이 되고, 다시 새로운 나라가 나타나고 반복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왜 어리석은 행동은 반복이 될까 항상 의문이 들었다. 사기나, 한비자 등을 읽다보면 그런 중국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점이 이상할 정도지만 어쩌면 그 속에 역사가 일러주는 가르침을 지금도 여전히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일을 할때도 문득 문득 '왜 저렇게 할까'라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동료들의 피해가 예상됨에도 자기 중심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른 동료들은 울분에 찬다. 그럼에도 그런 사람들은 오늘도 이기적 행동을 반복한다. 

한때는 이런 사람들을 볼때마다 바로잡고자 했다. 일을 대충하거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거나, 다른 사람의 성과를 가로채는 사람을 만나면 어김없이 그들과 싸우며 정의를 바로 잡으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해도 비정상적 상황의 사람들은 계속 늘어만 간다. 신기하게 노력하면 할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늪과 같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연합해서 집단적 공격도 가하는 일도 생긴다. 

아는 지인은 이런 이들과의 말그대로 정의로운 싸움에 처참히 패배했다. 거짓보고와 거짓성과가 난무하는 것을 참지못하고 그들과 맞섰지만, 그들의 수가 더 많다는 점을 간과한 나머지 결국 지인의 패배로 전락했다. 

그렇다고 이직을 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직을 하고 난 뒤에는 결국 똑같은 상황 또는 더 심한 상황에 마주할 뿐이다. 그래서 회사생활 자체가 어렵고 힘든 것은 일이 힘든 것 보다는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서 발생되는 문제들이 더 많다. 

이전까지는 이런 사람들과 같은 사고로 인해서 어려운 일들도 지속하여 생겼다면 이제는 순리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다. 

어차피 그런 사람들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들을 직시하는 순간 자신의 평정심을 잃고, 일에 감정이 대입되어 일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과의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게 된다. 그들을 바꿀 수 없다면 그들과 얽매이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피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일단 피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들과 일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다면, 결국 실력으로 그들의 영역을 제한하는 방법 밖에 없다. 어설프게 그들이 일을 하게 만들어서 문제만 키우게 놔두기 전에 그들이 담당하는 일에 제한을 가하고, 그 일을 리딩하면서 그들로 인해서 피해보는 동료를 최소화 시키는 방법 밖에는 없다. 

사람으로 생기는 문제에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계약관계 속의 월급쟁이라면 더더욱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어차피 그들을 내가 월급주는 것도 아니므로 그들의 행동을 비난할 수 있지만, 고칠 수 없다. 비난으로 내가 위안을 받는다면 좋겠지만 비난으로 위안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저 그 사람의 특성 자체를 이해하고, 그들의 움직임을 읽어내려고 한다. 그들이 움직일 때 왜 움직이는지 대략적 판단을 하고 그들이 이용해 먹으려 들 때 그들보다 반발 먼저 앞서서 저지를 한다. 

이런 행동이 가능하려면 어쩔 수 없이 일을 잘 해야 한다. 안그러면 그들에게 잡아 먹힌다. 농담이 아니다. 그들은 언제나 일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노린다. 굳이 더 노력한다고 월급 더 받는 것도 아닌데 노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 자기들이 상대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것이 드러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 

그런 사람들은 거짓말도 서슴없이 한다. 일전에 일의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서 일이 되는 것처럼 보고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일을 잘 지켜보다 더 진행되면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일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하고 담당자를 변경하며 그가 한 일을 요청했더니 역시나, 아무것도 없는 엑셀 30줄 짜리 한장이 전부였다. 다행이 더 진행되지 않아서 수습을 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서 발생되는 다른 동료들의 피해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이제 사람으로 힘들 거라는 것 자체를 빠르게 인정해야 한다. 그 속에서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어차피 비정상적 사람들은 존재한다. 그들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외면하면 결국 그게 고통으로 다가온다. 

그냥 쿨하게 인정하고, 그들과 대립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월급쟁이로써 회사에 살아남을 수 있고, 일을 통해서 즐거움과 행복도 느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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