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의 매출감소, 온세미컨덕터의 매출전망하향 등으로 전기차 관련 시장의 냉각기에 접어 들었다는 뉴스가 증가하고 있다. 관련 주식들도 폭락을 반복하며 시장침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지금의 전기차 시장의 침체는 복합적이다. 당장 고금리 상태에서의 차량할부의 제약으로 인해 구매를 미루고 있고, 각국의 보조금 지원정책 축소 등의 영향으로 내연기관 대비 비싼 차량가격으로 판매부진에 빠지고 있다.
하지만, BYD와 같은 중국 업체들의 경우 여전히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전기차 침체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보고자 한다.
이전에도 포스팅 했지만, 전기차의 구조적 한계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전기 생태계 인프라이다. 당장 2023년 예상되는 송배전투자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2500억 달러에 이른다. 노후된 것의 교체도 있지만, 전기사용수요 증가에 따라서 전력망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시장의 전망은 해가 거듭될수록 증가하여 2050년에는 7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단 이미지 참조)
당장의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을 파격적으로 지원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역설적으로 인프라의 증가속도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거기에 친환경 에너지 발전의 확대로 전력망의 간헐성으로 인한 셧다운 위기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국가적 위기를 불러오는 문제와도 연결 될 수 있다.
현재도 노후 아파트 중심으로 변압기 화재사고가 증가하는 상황도 이런 전기사용급증의 원인과 무관하지 않다. 결국 전기차의 확산의 속도조절이 필요한 것은 단순히 가격적 문제를 넘어서 국가적 대응전략과 맞물려야 하는 상황이다.
전기차의 충전 이슈는 이런 인프라의 구조와 맞물려 있다. 충전시설을 늘리는 것에도 송배전망의 부하에 영향을 주고 지역별 거점단위 발전이 증가함에 따라서 그에 맞는 ESS 등을 구축하여 전력비대칭에 대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전기차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충전문제를 제외하고 만족도는 높은 상황이다. 즉 충전문제가 해결되면 전기차 시장은 성장하게 된다. 여전히 미국은 전기차의 침투율이 10%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송배전 인프라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따라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각 국가의 역량의 수준이 결정될 것이다. 당장 100만대의 전기차가 국내에 늘어난다고 한다면 숫자적으로 필요한 전기용량은 50kWh 기준으로 약 50Gwh이고 이것을 가구로 할 경우 500만 가구가 하루동안 사용 가능한 에너지이다. 즉 당장의 전기차를 늘리는 것에는 그만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지금의 전기차 침체라는 말속에 단순히 가격적 측면 이면에 송배전 인프라의 확충을 위한 지연도 일부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럼에도 전기차 가격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고, 금리가 인하되어 전기차의 성장이 다시 시작되기 전에 송배전 인프라 확충에 대해서 발빠른 투자가 필요한 지금의 상황이 아닐까.